“옛날 사람들은 그 스승을 사숙(私淑)하되 자주 꿈에 보기까지 하였고, 학문과 덕행으로써 그 스승과 같이 되기를, 그 스승을 닮기를 원하기는 물론이거니와 그 스승만큼 크게 되면 족할 줄을 알았다. 저들이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마다 ‘불초자식’이라고 써 온 것은 부모를 닮지 못한 부분에 대한 심통(心通)의 탄식이요 닮고자 하는 용약(勇躍)의 몸부림이 글자 안에 들어차 있었다. 그런데 이 시대의 자녀들은 어떠한가? 이제 현대인들을 살피건대 ‘초(肖)’자는 저들의 자전(字典)에서 도무지 삭제하여 버린 것 같다. 꿈에 그 스승을 사모하기는 고사하고 의식세계에서도 그 스승을 본받으려는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러므로 남의 자녀를 가르치는 일을 담당하여 본 자는 오리알 깐 암탉의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화여자대학교 백소영 교수님이 “닮지 못한 세대를 탄식하다”라는 주제로 쓰신 글 중에서 제가 재인용을 한 것인데, 1936년 12월에 김교신이 <초불초>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일부입니다. 김교신은 무교회주의자로 알려져 있어서 - 하지만 지극히 개인주의화된 이 시대의 ‘가나안성도’가 갖는 무교회사상이 아니어서 <성서조선> 주필로서 4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가 붙잡은 것은 성경적 공동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었죠 - 저도 그분에 대해선 많이 알지 못하는데, 백교수님은 박사학위논문을 김교신에 대해서 썼을 정도로 이 분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물론 신앙의 색깔이 우리와는 다를 수 있지만 위에서 인용한 글은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난 주간에는 수련회에 참여하는 청소년부 친구들, 리더로서 열심히 섬겨주는 목자들, 또한 후배들 은혜받는 일에 집중하라고 교사로, 찬양으로 섬겨주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교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30년 전의 우리 교회, 지금의 행복한교회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난 후인 30년 후의 우리 교회! 한 공동체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이어지는 세대가 ‘다른 세대’(수2:10)가 아니라 ‘닮은 세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정교회는 이 시대의 희망이요 대안입니다. 셀과 목장이 거의 같지만 2%가 다른데, 그 2%가 바로 DNA 같은 것이라서 셀과 목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그중에 하나가 목장은 ‘가족공동체’로서 신앙의 전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모습은 달라도 주님 안에서 같은 정신이 공유되고 계승되는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