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문명(^^)과 떨어져 살다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우리 교회에 부교역자로 지원했을 때 일입니다. 저는 바로 담임목사님을 만나서 면접을 볼 줄 알았는데 여전도사님이 저를 데리고 한 방으로 들어가더니 “이거 먼저 풀어보세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니 이 교회는 면접 전에 필기시험도 있나보다’하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디스크(DISC)라는 성격유형검사지였습니다. 제가 푼 결과지를 보시며 담임목사님이 제게 몇 가지를 물어보시는데 저는 ‘이분은 목사님이 아니라 점쟁이인가?’할 정도로 저를 꿰뚫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디스크 검사에 따르면 저는 S(안정형) 중에서도 High-S 였는데, 검사결과지가 말하는 ‘손근석’이라는 사람이 내가 보기에도 꽤 정확한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서울에서 담임목회를 할 때 부교역자들이 4분이었는데, 다들 맡은 바 일을 잘 하시니 특별히 회의 때 할 것이 없어서 북쉐어링을 했습니다. 한달에 한권씩 책을 읽고 서로 발제도 하고 토론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여러 책들을 읽었는데 그 중에 한권이 <나에게로 가는 길>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초대교회 교부들이 영적훈련을 위해서 사용하기도 했던 에니어그램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사람을 아홉 가지 성격유형으로 구분하여, 각 유형의 사람이 대인관계나 일 처리에서 어떤 감정의 지배를 받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검사결과에 따른 저는 ‘9번’ 화해자였습니다. 화해자라고 하니 좋은 성격유형이구나 생각하실텐데, 이 책은 각 유형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있어서 저는 오히려 9번의 단점들을 읽으며 ‘나를 어쩜 이렇게 잘 설명해 놓았을까?’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MBTI를 서로 물어보기 좋아하죠? 저는 MBTI가 ISFP인데, 가만 보면 이것도 저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이런 성격유형검사들은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도구들은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먼저는 이웃을 더 깊이 이해해서 사랑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나 스스로를 더 잘 알려고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하면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목장탐방을 하면서 이런 도구들보다도 목장이 나 자신을 가장 잘 알게 해주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 지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목장을 통해 저는 제가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목장을 다니며 더 많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눈물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목장에서 나눔을 하면서 울기도 했습니다. 저는 감정이 메마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목장을 통해서 나에게도 이런 감정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목장이 없는 제 삶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매주 함께 해주는 목원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목장은 ‘나에게로 가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인 것이 분명합니다. -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