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5 “내가 너를 모태에서 짓기도 전에 너를 선택하고,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너를 거룩하게 구별해서, 뭇 민족에게 보낼 예언자로 세웠다.” 6 내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주 나의 하나님, 저는 말을 잘 할 줄 모릅니다. 저는 아직 너무나 어립니다.” 7 그러나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직 너무나 어리다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그에게로 가고, 내가 너에게 무슨 명을 내리든지 너는 그대로 말하여라.”
예레미야서는 성경에서 가장 분량이 많으며,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예루살렘이 멸망하고 다윗 왕조가 무너지는 어두운 역사를 다룹니다. 예레미야는 요시야의 통치 말기부터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 시대까지, 국가의 운명이 기울어가는 비극적인 현장에서 사역했습니다.
예레미야는 ‘눈물의 예언자’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예레미야의 말과 하나님의 말이 서로 섞여 있어서 그의 말인지 하나님의 말인지 분명히 알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예레미야의 눈물인지 하나님의 눈물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예레미아서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탄식은 점점 깊어져 갑니다.
그는 다윗 시대 반역에 가담하여 몰락한 제사장 아비아달의 후손으로, 변방 아나돗 출신의 이름없는 가문을 배경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예레미야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를 구별하여 예언자로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런 부르심 앞에서 그는 자신을 ‘아이’라고 지칭하며, 말할 줄도 모르고 자격도 없다는 이유로 소명을 회피하려 합니다.
이는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몰락한 가문 출신으로서 기득권 세력에게 불편한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예언자의 삶이 가져올 고난과 짐을 피하고 싶었던 솔직한 두려움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예레미야의 자격 없음을 꾸짖지 않으시고, 그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고 내가 보내는 곳으로 가며 명령하는 것을 말하라”고 엄중히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일은 인간의 능력이나 자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순종으로 감당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예언자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으십니다. 예언자의 견해를 묻지 않으십니다. 예언자는 하나님이 가라는 곳에 가야 하고, 하나님이 명령하시는 것을 전해야 합니다. 예언자는 청중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었고, 전하는 메시지를 마음대로 고를 수 없었습니다. 이것을 알았기에 예레미야는 부르심 앞에서 회피했을 것입니다.
우리도 예레미야 같은 반응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을 맡기실 때 지나치게 신중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안 건너는” 스타일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신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신앙이고, 나는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불순종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 알고 계시기에 그분의 주권과 부르심에 순종으로 반응하는 것이 피조물의 마땅한 도리이자 참된 자유와 행복의 길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단순히 명령만 하신 것이 아니라 그가 순종한다면 늘 동행하고 구원해주실 것이라고 약속해주셨습니다.
요단강 물이 갈라지는 것을 보고 건너는 것은 ‘상식’이지만, 강물이 넘실거릴 때 발을 내딛는 것은 ‘신앙’입니다. 우리 역시 상황과 자격을 따지기보다 말씀에 순종할 때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바라기는 자격이나 형편을 핑계 삼아 머뭇거리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예언자적 영성을 가지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1)하나님의 일이나 교회 사역, 혹은 일상에서의 부름 앞에서 "나는 준비가 안 됐다"거나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저했던 적이 있나요? 그때 내가 내세웠던 '자격 없음'의 이유는 무엇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하셨을까 생각되었던 적이 있다면 나눠 봅시다.
2)넘실대는 요단강을 믿음으로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각하며, 내가 믿음으로 발을 내디뎌야 할 '요단강'은 어디인지 생각해봅시다. 현재 나의 삶에서 상황이 모두 해결되기를 기다리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용기 있게 먼저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 영역은 어디인지 나눠 봅시다.
3)지금 내 삶의 영역 중 하나님의 특별한 만지심과 능력 주심이 가장 절실한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분께 어떤 '크고 은밀한 일'을 보여달라고 부르짖고 싶은지 기도 제목을 나누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