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부임해서 2022년부터 삶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생명의 삶과 새로운 삶을 개설했는데, 새로운 삶 첫 시간 휴식 시간에 한 성도님이 나오시더니 저에게 열 장 정도 되는 빛바랜 종이를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각 종이마다 익숙한 제 글씨가 빼곡히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종이들은 성도님이 예전에 부목사로 사역했던 저와 함께 새로운 삶을 할 때 제가 피드백 해드린 과제장이었는데 성도님은 그것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두셨던 것입니다. 적어도 15년은 더 되었을텐데, 그 기간에 이사도 한 두 번은 하셨을 수 있는데,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보관하신 성도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당시 삶공부가 시작된다는 광고가 나가면 문구점에 가는 것이 제 루틴이었는데, 그때 제 별명이 ‘빨간펜 선생님’ ‘스티커 선생님’이었습니다. 누구에게 더 많이 써 주셨나도 은근히 비교하면서 제 피드백을 기다리는 반원들과 그렇게 소통하는 삶공부가 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고 그것이 삶공부의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가정교회를 만나고 제가 처음으로 5년 동안 가르쳐보았던 삶공부가 새로운 삶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삶에 대한 저의 애정은 남다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 부임하고 보니 ‘새로운 삶은 어렵다, 섣불리 들어서는 안된다’는 소리들이 들려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목자컨퍼런스에서 서울 다운교회 석정일 목사님과 한 조가 되어서 주차봉사를 했는데, 그때 목사님이 저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목사님은 생명의 삶 말고 어떤 삶공부가 제일 재밌어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저는 새로운 삶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했습니다. 석목사님의 고단수 질문에 넘어간 것이지요. “그럼 목사님, 내년 가을 목회자 컨퍼런스부터 새로운 삶 맡아서 강의 좀 해봐요~” 너무 부담스런 말씀이긴 했지만 제가 극구 사양하지 않은 것은, 이수관 목사님 말씀처럼 한국교회에 새로운 삶이 잘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저도 우리 교회만 보고서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삶 교수법을 어려워하시는 목사님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준비 과정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성도들을 가르치는 것과, 그 성도들을 가르쳐야 하는 목사님들을 가르치는 것은 또 달랐습니다. 책과 강의내용을 전체적으로 다 정리하고 피피티들을 더 추가하는 작업들이 한 달 동안 이어졌는데, 그 중에 교회 장례가 너무 자주 나서 결국은 컨퍼런스 가서도 새벽 2시까지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끝나고 단톡방에 유익했다고 댓글들을 써 주셔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새로운 삶이 이번 학기에는 열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저만^^). 내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삶 많이 신청하셔서 함께 주님이 약속하신 더 풍성한 삶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