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천과 누비이불
“오래 전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출마했다가 마이클 듀카키스에게 실패의 쓴 잔을 마셔야 했던 재시 잭슨 목사는 전당대회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연설을 하여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마이클 듀카키스의 양친 중 한분은 의사였고, 한분은 교사였습니다. 나의 부모는 하인이자 미용사였고 경비원이었습니다. 브루클린(듀카키스의 고향)과 해니스트리트(잭슨의 고향) 사이엔 엄청난 격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의 진수는 우리가 하나되는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그와 나의 오솔길이 한 곳에서 만나도록 한 것입니다. 듀카키스의 선친은 이민선을 타고 미국에 왔고, 나의 선조는 노예선을 타고 미국에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앞 세대가 무슨 배를 타고 미국에 왔든지간에 그와 나는 지금 같은 배에 함께 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한 가지 실, 한 가지 색깔, 한 가지 천으로 만들어진 담요가 아닙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보냈던 나의 유년시절, 어머니께선 털 헝겊, 실크, 방수천, 부대자루 등 그저 여러분들의 구두나 간신히 닦을 수 있는 조각천들을 모으셨습니다. 어머니는 힘찬 손놀림과 튼튼한 끈으로 조각천들을 꿰매어 훌륭한 누비이불을 만드셨습니다. 이제 우리도 그 ‘누비이불’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적 요청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가정교회를 시작하려고 준비하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 가정교회를 당장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2년 동안 ‘생명의 삶’만 했습니다. 2/3가 넘는 교인들이 생명의 삶을 들으셨을 쯤, 가정교회 출범을 위한 60일 저녁 기도회를 했습니다. 그때 기도회의 표어가 “같은 말, 같은 뜻,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역사가 30년이 넘은 교회, 그만큼 신앙생활에 있어서 “나름대로”(^^)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과 가정교회를 시작한다는 것이 두려워서 더 많이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 우리들이 살아온 모습들이 다 다를지라도 주님이 소원하시는 교회 한번 만들어보려는 것에서만큼은 같은 말, 같은 뜻, 같은 생각이게 해 주세요.” 하나님은 그 기도를 너무도 아름답게 들어주셨습니다. 정말 다 제각기인 조각천들을 가지고 하나님이 만드신 누비이불을 덮고서 참 행복하게 교회를 섬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회를 사랑합니다.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하는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하나님의 일하심에 순종하고 서로 협력할 때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교회는 바로 이런 교회입니다. -손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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