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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새가족반 첫 번째 시간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따뜻했던 시간과 가장 추웠던 시간”을 말하는 것을 중심으로 해서 새가족들의 이야기를 제가 주로 듣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어느 기수 때 한 새가족이 목사님도 가장 추웠던 시간, 가장 따뜻했던 시간을 말해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나는 말하는 시간이 아닌데...’ 살짝 당황했지만 뭐를 말할까 생각하니 제 인생에서 가장 추웠던 시간이 최근이어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담임목사로 청빙되어 햇수로 10년을 섬겼던 정든 교회를 사임하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컨퍼런스에서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 설교에서 박종국 목사님이란 분이 목회가 너무 어려워서 그 교회를 떠나려고 최영기 목사님에게 장문의 상담요청 메일을 보냈을 때 얼마나 호된 꾸지람을 당했었는지 모른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2년 전 제 모습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그랬기 때문입니다. 우리 행복한교회에서 공동의회를 통해 저의 청빙 결정이 난 다음에도 부모님의 반대, 교회의 반대는 심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인 줄 알면서도 행복한교회 당회 앞으로 제가 못 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때 최영기 목사님께 저도 장문의 상담요청 메일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답신은 딱 한 줄이었습니다. “저 같아도 손목사님 부모님 말씀대로 말해드릴 것 같습니다. 최목사” 제가 존경하는 목사님에게서 온 그 차가운(?) 답신 때문에 저는 한동안 아내 말을 빌리자면 “정신줄을 놓은 사람”처럼 지냈습니다.(그 뒤로 최목사님은 오해해서 미안했다는 메일을 보내주셨지요^^) 하지만 주님의 은혜는 다시금 제 결심을 붙들어 주셨고, 그 강권하시는 음성으로 여기까지 올 수가 있었습니다.

 

박종국 목사님은 설교 중에 사도행전 12:7절을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가 손짓하여 조용하게 하고 주께서 자기를 옥에서 나오게 하던 일을 말하고 또 형제들에게 이 말을 전하라 하고 떠나 다른 곳으로 가니라.”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은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인생이라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저처럼 그 ‘다른 곳’이 다른 지역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 ‘다른 곳’이란 안주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내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는 것입니다. 내가 다 옳다는 자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하는 것입니다. 남을 성공시켜주기 위해서 애써 보는 것입니다. 저는 날마다 주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내가 가야 할 다른 곳이 어디임을 알면서도 가지 않는 제 고집을 꺽어달라고. -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