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목장
> 연합목장 > 목회자칼럼
목회자칼럼

아프리카에서 한인교회 목회를 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양철 지붕의 예배당,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예배시간은 오후 2시30분, 전기가 나갈 때가 다반사였지요. 너무 덥기 때문에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오는 교인들이 있어도 뭐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명절에 대사관에서 교민들을 위로하느라고 쉐라톤 호텔로 식사초청을 했습니다. 때로는 대사관저로 초청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교인들도 교민이기 때문에 우리 성도들과 저도 당연히 갔었지요. 그런데 호텔 입구에서 만난 모 성도님을 저는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무더운 날의 점심 때 아래위 말끔한 양복에 와이셔츠 윗단추까지 여미고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와우~ 성도님! 진짜 멋지세요! 근데 평소에 안 입던 옷이라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러자 그 성도님 말씀하기를 “목사님..그래도 할 수 없죠. 대사님이 별 다섯 개짜리 호텔로 초대하셨는데, 반바지에 슬리퍼 끌고 올 순 없잖아요!” 웃으며 함께 호텔로 들어갔지만 제 마음 속에는 그분이 한 그 말씀이 일주일 내내 떠나지 않았었습니다. “우리 하나님이 대사보다 못하신 분인가? 우리 교회가 쉐라톤 호텔보다 못한 곳인가?” 이런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새벽에 레위기를 성도님들과 함께 묵상해나가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참 많이 느낍니다. “제단불을 꺼지지 않게 하라”말씀하시면서 어떻게든 나와 좀더 많이, 좀더 깊게 교제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그렇게 나를 너무 좋아해주시고 계신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질 때면 어렵다고 생각하는 레위기가 한절 한절 오히려 사랑스럽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으신다는 이유로 너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접해드리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은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는 이유로 너무 하나님을 가볍게 대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현장은 바로 우리의 예배 현장입니다. 주일을 지켜야 하는 것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언약인데 우리는 내 편의상 주일을 지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과의 약속 시간은 5분만 늦어도 화를 내면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시간에 늦는 것은 그리 죄송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 약속 시간에 맞춰서 예배가 끝나기도 전에 나가기도 합니다. 찬양하는 시간은 예배가 아닌 듯 설교 시간에 맞춰서 교회에 오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뭐라고 하실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좋은 예배는 음향, 영상, 찬양, 설교의 수준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접하는 예배자의 삶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손목사-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5 내년에도 아름다운 우렁각시들을 기대합니다. file 2021.12.11 2228
124 수련회 기간이 되면 제가 들뜨는 이유 2022.07.23 1502
123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2022.11.26 672
122 〈말씀보화 찾기〉로 다시 한번 성경일독의 한 물결을!! 2023.01.06 628
121 두 교회의 성도님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file 2021.12.04 536
120 전도의 본질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2022.04.22 273
119 전교인 성경일독 동행 300일, 함께라면 할 수 있어요! 2021.12.25 251
118 2022년 첫 세례는 병상 세례였습니다. 2022.01.28 215
117 부임하고 첫 삶공부, 많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2022.06.18 202
116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목사”가 아니랍니다. 2022.08.06 193
115 소생하고 성장하기 위한 10가지 우리 교회 행동변화 2023.03.11 192
114 부모님께 해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효도 2022.05.06 192
113 기독교인으로서 보내는 명절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2022.01.22 190
112 축복(祝福)하면 하나님이 복을 주십니다. 2022.02.18 187
111 섬기는 사람이 존경받는 행복한교회 2022.05.28 180
110 제3회 쉴만한 물가 그리고 현정 자매님을 추억하며 2022.07.02 178
109 모든 것이 은혜, 은혜라오!! 2022.02.25 170
108 목장에서 기도응답이 빈번한 이유 2022.06.25 168
107   담임목사는 바뀌어도 계속 가정교회를 하는 이유 2023.01.13 158
106 가정교회의 문화, 목녀의 섬김 2023.01.28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