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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두 주 동안 두 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보냈습니다. 유족들이 교회가 집례하는 장례를 요청하면 3일 동안 예배를 자주 드리게 됩니다. 한 목자님이 장례예배 때 하는 대표기도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하신 것처럼, 장례예배 설교도 쉽지 않습니다. 우선 같은 주제를 가지고 매번 다른 설교문을 준비한다는 것이 저의 실력으로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것 말고 장례식 설교가 어려운 이유는, 제가 고인(故人)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장례식 설교야 돌아가신 분을 몰라도 할 수 있습니다. 죽음에 대하여, 천국에 대하여, 인생에 대하여, 믿음의 삶에 대하여 성경이 말씀해주시는 것을 전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주제는 우리 삶에 너무나도 중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자주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가 너무 바쁜 삶을 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하나님은 전도서7:2절에서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직접 죽음의 문턱 앞에 서보지 않았다고 해도 장례식 예배에 참석하여 이런 말씀을 들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설교를 하면서 좀 아쉬운 것은 ‘내가 고인이 어떤 분이셨고, 어떤 인생을 사셨는지를 알았다면 유족들에게는 좀더 위로가 되는 설교를, 조문객들에게는 인생의 지혜를 좀더 줄 수 있는 설교를 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장례식의 모든 설교를 다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80 혹은 90의 인생을 사신 우리 부모님들의 그 헌신적이고 고단한 인생의 몇 조각만이라도 들을 수 있었다면, 그 중의 한번 정도의 예배는 고인을 위한 ‘맞춤 설교’를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고인이 우리 교회 성도라면 그래도 어느 정도 그 조각들을 얻을 수 있지만, 고인이 성도들의 부모님들이라면 그 조각은 유족들로부터만 들을 수 있는데, 일단 장례가 나면 유족들은 조문객들을 대하느라 너무 바빠서 이야기할 틈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가 가까웠다고 생각되시면(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 여건이 쉽지는 않지만) 저와 함께 임종예배를 계획하고, 믿지 않은 부모님이시라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합니다. 오늘이 어버이주일인데, 이것이 부모님에게 해 드릴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대의 효도일 것입니다.

-손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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