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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밥 먹자

 

이영미는 책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1980년대 전설의 인문교양잡지인 '샘이깊은물' 을 비롯해 여러 아름다운 책들을 빚어낸 관록의 손입니다.

 

그에게 6년 전 루게릭이 찾아옵니다. 운동신경 세포가 점차 소실돼 모든 근육의 음직임이 멈추며

언어 기능이 상실되고 결국 호흡곤란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입니다.

 

50대 중반. 사업 실패로 빚에 허덕이는 남편 대신 경제적 가장으로 살며 두 아들과 월세집을 전전해온 그에게 루게릭은 신이 내린 가장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덤덤하고도 유머러스하게 이 고통을 마주하기로 합니다.

 

'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먹자' 란 제목의 책을 희소병 진단을 받은 그날부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던 2018년 8월까지 페이스북에 써내려간  글입니다.

 

시인 최영미는 "병과 싸운 기록이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일기" 라고 했습니다.

 

"몸을 좌우로 돌릴 수가 없어서 무릎이 굽혀지지 않아서 짓누르는 이불을 찰 수 없어서"

 

고통의 밤을 보내야 하는 그는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 인지 일깨웁니다. 혼자서는 몸을 일으킬 수 없는 자신을 벌래라고 표현하며 "인간과 벌래는 한 끗 차이. 사람이라고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 반성하고, "부질없는 것들을 붙들고 싸움하는 어리석움이 얼마나 많았는지" 후회합니다.

 

가족들도 변합니다. 결혼 기념일을 기억하게 된 남편과 반백년 만의 아침 산책을 하고, 그가 차려준 밥을 처음 먹어 봅니다. 서른일곱에 낳은 아들은 엄마의 운전기사이자 무뎌져가는 엄마의 말을 대신 전달하는 '입' 이 되어줍니다. 사느라 바빠 소원했던 남매들은 훨체어 없이는 옴짝달싹 못하는 그를 위해 계단 없는1층 집을 마련 합니다.

 

"뭐 필요해? 어디로 갈까? 누울래?" 는 하루종일 식구들에게 듣는 고마운 말입니다.

이제 1퍼센트의 숨이 남았다는 그가 "내게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가족을 위해 내 손으로 아침밥을 만들고,친구들을 만나 점시으로 시원한 냉면 시켜 국물까지 클리어하고, 저녁엔 가족들 다 모여 목구멍에서 가슴까지 뻥 뚫리게 시원한 *음료를 마신 뒤 모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꼭 안아주겠다"는 대목에선 기어이눈물보가 터집니다

 

 스물두 살. 한강에서 꽃 같은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넌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었다" 고 말합니다.

 

가족이라는 이 아프고도 귀한 선물에 우리는 얼마나 감사해하며 살고 있을까요.

 

더 늦기 전에 "괜찮아?" "미안해" "밥먹자" 하며 보듬어주는 5월 되시기 바랍니다.

 

#옮겨온 글입니다

글 중에 *부분 단어 한개를 제게 임의로 바꾸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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